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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3. 07. 중앙일보
vkh  2010-03-08 10:36:04, 조회 : 4,411, 추천 : 560

중앙일보 (2010년 3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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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지도의 실린 시신의 뇌사진(왼쪽)과 7T MRI로 찍은 뇌사진, 뇌과학연구소가 보유한 7T MRI(오른쪽)

지난달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세상에서 가장 세밀한 뇌지도인 『7테슬라 MRI 뇌지도(7.0 Tesla MRI Brain Atlas)』의 출간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전에도 죽은 사람의 뇌 사진을 찍거나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를 이용해 만든 뇌지도가 있었지만 이번 책만큼 해상도가 뛰어나지 않았다. 새로 출간된 책은 뇌 과학자들이 “환상적이다”고 할 정도로 선명했다. 모두 560쪽 분량인 책에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뇌사진이 함께 실렸다. 가천의과학대 뇌과학연구소가 제작을 총괄한 뇌 지도는 22명의 내로라하는 국내외 뇌 과학자들이 2년 가까이 매달려 완성했다. 뇌과학연구소 조장희•김영보 박사를 비롯해 아주대 의대 정민석 교수, 서울대 의대 지제근 교수, 삼성의료원 나덕열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제임스 팔론 박사 등이 핵심 저자다. 세계적인 의학서적 출판사인 독일 스프링거는 이 책을 전 세계에 동시에 출간한다.

7테슬라는 지구 자기장 35만 배인 자기장
지도 작성은 조장희 가천의과대 뇌과학연구소장의 집념과 7T(테슬라) MRI가 있어 가능했다. 조 소장이 2006년 7T MRI를 들여온 덕분이다. 7T MRI의 해상도는 0.3㎜. 지구 자기장의 35만 배쯤 되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뇌 사진을 찍는다. 모세혈관이 낱낱이 드러날 정도다. 일반 병원에서 사용하는 MRI는 1.5∼3T로 해상도는 1㎜ 수준이다. 세계에는 현재 40대가량의 7T MRI기계가 있지만 생생한 뇌영상을 찍을 수 있는 것은 30년간 MRI를 연구해온 조 소장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조 소장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0.1T MRI(1981년)와 2T MRI(85년)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촬영 기술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안테나다.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박사는 “자기장의 세기와 함께 영상 선명도를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환자가 MRI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때 쓰는 헤드 안테나”라며 “이 장치를 얼마나 최적으로 설계하느냐가 뇌사진의 선명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뇌지도 작성에는 뇌과학연구소의 기술로 만든 안테나를 사용했다.

조 박사의 MRI 경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7T MRI 경쟁에서 뒤진 프랑스와 일본은 2007년부터 11.7T MRI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14T의 MRI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4T MRI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과 전혀 다른 자기장 물질을 사용해야 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14T의 MRI는 해상도가 최고 두 배 이상 좋아질 테니 뇌 연구에 신세계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뇌과학연구소에서는 MRI촬영기술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뇌졸중 환자의 뇌 영상이 정상 뇌 영상과 다른 부위를 찾아냈다. 뇌졸중 환자는 시상핵 부위의 천공동맥(터질 경우 뇌졸중을 일으키는 아주 가는 혈관)이 막혀 있고, 알츠하이머의 전조를 보이는 사람은 해마가 쭈그러들어 있다. 이런 영상은 뇌 질환 진단과 치료 경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의 영상기기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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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희(왼쪽) 박사가 뇌 지도 책 출판기념회에서 이길여(오른쪽) 가천길재단 회장에게 책을 헌정하고 있다.

이번 뇌 지도에 실린 영상은 뇌 질환이 전혀 없는 젊은 사람의 뇌를 촬영한 것이다. 이 때문에 뇌졸중이나 파킨스병•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자의 영상을 뇌 지도 책 사진과 비교해 뇌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법을 찾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많은 사례와 뇌 영상 비교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어쩌면 앞으로 나올 새로운 뇌 질환의 진단과 치료법의 발견이 이 뇌 지도 책으로부터 출발할 가능성도 있다.

MRI영상과 함께 실린 시신의 뇌 사진은 아주대 의대 정민석 교수팀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신의 뇌를 0.1㎜ 간격으로 얇게 자른 뒤 염색을 하지 않은 채 찍었다. 거기에 컴퓨터 그래픽을 더해 시신의 뇌 지도를 완성했다. 이런 작업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시신의 머리를 섭씨 영하 70도로 얼린 뒤 한겨울에 창문을 모두 열어 놓은 채 작업을 했다. 머리가 보통 20㎝ 정도이므로 2000번을 자르고, 촬영했다. 한 번 자르고 나면 그 부위에 성애가 끼어 깨끗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줘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또 한겨울이라고 해도 약간씩 녹는 것을 막을 수 없어 몇 번 찍고 나면 다시 냉동고로 옮겨 얼린 뒤 다시 꺼내길 반복해야 했다.

10년 앞 내다본 투자의 결실
새 뇌 지도 책 안 표지를 막 넘기면 ‘뇌과학연구소와 가천의과학대 설립자인 이길여 박사에게 바침(To Dr. Gil-Ya Lee, Founder of the Neuroscience Research Institute, Gachon University of Medicine and Science)’이라는 글귀가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어느 책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문구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뇌 영상기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이 회장이 2004년 1000억원에 가까운 사재를 털어 뇌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더구나 소장을 맡고 있는 조장희 박사 한 사람을 믿고 통 큰 투자를 한 것이다. 그 이전까지 한국의 대학 설립자나 국공립 대학 중 어느 곳도 이런 연구소를 세운 적이 없다. 조 소장은 그래서 책에 이런 글귀를 넣고, 출판기념회에서 이길여 회장에게 책을 바치는 헌정식을 함께한 것이다. 조 소장은 출판기념회에서 “처음 뇌과학연구소를 세우기 시작했을 때 국내 과학계에서는 이길여 회장이 조장희한테 말려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미래를 내다볼 줄 알고, 과학을 진흥시켜야겠다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가 오늘의 결실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2003년 뇌과학연구소 설립을 구상할 때 2010년대 후반이면 7T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이 주도하면서다. 그때가 되면 한국은 뇌 영상 과학의 메카로 자리 잡는 것은 물론이다. 앞으로 7T MRI를 이용한 연구에서 노벨 과학상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이 회장은 뇌과학연구소 설립 이후 700여억원을 들여 ‘이길여 암•당뇨연구소’를 설립했다. 재미 과학자였던 김성진 박사를 영입해 종신 소장 직을 맡겼다. 가천의과학대가 지난달 약학대학 인가를 받은 것도 이 회장의 과학과 의학에 대한 의지가 한몫했다는 후일담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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