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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7. 02. 청년의사
vkh  2010-07-05 11:35:43, 조회 : 10,965, 추천 : 723

청년의사 (2010년 7월 2일)

창간특집 - Doctor's Joke

세상에는 수많은 유머소재가 있는데 의사는 그 소재 중 한 ‘장르’로 대접받을 정도로 재담가들에게는 인기 있는 직업이다. 때로 의사를 돈만 밝히고 무능한 존재로 묘사하거나 성적인 코드로만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이 그만큼 의사를 친근하게 생각하거나(혹은 생각하고 싶어하고) 생로병사에 의사가 긴밀하게 연관되어있다는 점에서 이런 의사 소재 유머가 오랜 시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 꺼려할 것만은 아닐 듯하다. 창간 열여덟 돌을 맞아 마련한 이번 특집에서는 시중에서 떠도는 의사에 관련된 유머에 대해 의사 다섯 명이 글과 그림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유머에 나타나는 의사와 의학

예병일(연세원주의대 예방의학교실)

1. 의사=전문직, 의학=전문성이 강한 학문
“전문”이라는 표현을 쓰자니 뭔가 어렵고, 심오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병원을 찾은 일반인들은 의사의 말에 이해를 못 해도 알아듣는 척하고, 의사도 때로는 쉬운 말 대신 어려운 말을 사용함으로써 권위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을 강조함으로써 발생하는 의사소통 과정에서 유머거리가 탄생하곤 한다.



박재영 청년의사 편집국장이 의료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예를 드는 도수정복술도 마찬가지다. “팔꿈치 뼈가 빠졌으니 손으로 맞추면 된다”고 하면 될 것을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여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의사가 뭔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의학이 전문적이다 보니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의사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환자가 되었지만 80년대 후반 로 이름을 날린 마이클 J 폭스가 출연한 <헐리우드 박사>에서는 의사인 주인공이 우연히 들어간 시골마을에서 진료를 하게 되는데 눈이 안 보이는 할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안경을 닦아 주자 할머니가 만족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도 쉽게 해결가능한 일을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잘못 이해하여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다.
의학용어와 일상용어의 차이를 이용하여 만든 유머도 유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집에서 재미있었니?”하고 묻는데 “우리 집에는 사과잼도 딸기잼도 없어요”하고 대답하는 것처럼 용어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여 수많은 유머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지 않는 의학용어 중 일상용어와 혼동하기 쉬운 용어를 이용하여 유머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Shingles때문에
한 남자가 병원으로 들어가니 접수원이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Shingles(대상포진) 때문에 왔는데요.”
접수원은 남자의 이름, 주소 그리고 의료보험번호를 적고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15분 쯤 지나자 보조간호사가 진찰실에서 나오더니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Shingles 때문에 왔는데요.”
보조간호사는 남자의 키, 몸무게, 병력을 적더니 진찰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30분이 지나자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Shingles 때문에 왔는데요.”
간호사는 남자의 혈액을 채취하고 혈압을 재고 심전도를 찍더니 의사가 곧 올테니 옷을 벗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의사가 들어왔다. 의사는 맹구에게 왜 왔느냐고 물었다. 남자가 벌거벗은 채로 대답했다.
“Shingles 때문에 왔는데요.”
“어딘지 좀 봅시다.”
“길가 트럭위에요. Shingles(지붕기와)를 어디에 내릴까요?”

2. 의료비
환자들이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의료기술이 향상될수록 의료비는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비가 다른 물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싼 까닭에 보통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의료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물리치료비가 워낙 싸서 굳이 물리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맛사지 대신 물리치료를 받거나 대화를 나누고 싶은 노인이 의원을 찾아 의사와 이야기하는 걸로 시간을 때우는 경우다. 아래 유머의 경우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을 옮긴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우리나라의 의료상황에 꼭 맞는 유머일 것이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이를 한갓 유머로만 받아들일지, 직시하여 의료의 문제라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지만 말이다.

알뜰 커플
남녀 한쌍이 의사에게 자신들의 잠자리 모습을 관찰해달라고 부탁했다. 의사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조언하고 진찰료 50불을 청구했다. 같은 일이 몇 주간 계속 됐다. 궁금해진 의사가 물었다.
“대체 뭐가 문제인 겁니까?”
“서로 바람을 피우는 중이라 집에서 할 수는 없고요, 호텔은 90불은 내야하는데 여긴 50불 이잖아요, 게다가 43불은 의료보험으로 돌려받고요.”

3. 정신과
정신과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용한 유머도 흔히 볼 수 있다. 정신과 유머의 특징이라면 의사가 등장하긴 하지만 의사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기보다는 그냥 등장인물의 한 명일 뿐이고, 4번과 같이 의사가 아주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면 등장하는 환자들이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이다.

이런 유머는 누구나 조금만 생각을 하면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지만 정신과 유머에 등장하는 환자는 실제로 정신병동에서도 찾기 힘들고, 정신과에 대한 그릇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기는 어렵다.



4. 엉뚱한 의사와 돌팔이 의사
의사가 먹고 살기 위해 환자를 이용하는 경우를 희화화시킨 경우도 있다.



의사를 너무 희화적으로 그려서 이를 보고 의사를 나쁘게 취급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한순간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더 가슴에 오래 남는 유머로 대치되었으면 한다.
엉뚱한 의사나 실력없는 돌팔이로 인한 상황도 유머에는 자주 등장한다.
일반인들이 의사들에게 기대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잠시나마 청량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의의를 두어야겠다.

5. 반전



어떤 유머든 앞의 내용에서 생각하기 힘든 결론이 도출됨으로써 읽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위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상황과 내용도 반전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반전이 특히 두드러지는 유머를 소개한다.

이런 유형에서는 의사들이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의료상황을 적절히 이용함으로써 읽는 이들을 웃게 하는 것이다. 반전의 묘미는 얼마나 예상하기 힘든 발상을 하는가에 달려 있으며, 기발한 착상으로 의료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유머로 탄생하곤 한다.



의사를 소재로 한 유머와 의사 유머
의사들끼리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유머 중에는 일반인들이 들으면 끔찍할 수도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의사가 포기하고,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가 극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기미가 보일 때 “살지도 모르겠다(죽어야 당연한데 왜 안 죽는 거지?”와 같은 뜻)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유머로 만드는 경우다.
의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유머는 의사들끼리만 소통 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고(“ABC 잘 했어?”라는 건 “응급처치 잘 했어?”라는 뜻), 의사의 전문성이 확실히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일반인들이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우므로 의사들 사이에서만 떠도는 유머가 되는 것이다.


의사와 유머

서민(단국의대 기생충의학교실)

1. 의사



초등학교 때 난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다. 얼굴도 못생긴데다 내성적이기까지 했으니 친구가 있을 리가 없었다. 내가 웃겨보겠다고 생각했던 건 당시로서는 절박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유머라는 게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닌지라 내 유머 수준은 답보 상태였다. “서민 걔, 좀 웃기지 않냐?”는 말을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고, 난 그저 ‘웃기려고 하는데 안 웃긴 애’로 인식될 뿐이었다.
의대에 들어오면서 모든 게 변했다. 나한테 “넌 어쩜 그렇게 웃기냐?”고 묻는 사람이 생긴 것. 내 유머실력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된 건 물론 아니었다. 웃음에 목마른, 어떤 말을 해도 웃어줄 준비가 된 사람들 틈에 있으니 내가 웃겨 보일 수밖에. 지나치게 모범적으로 살아온 그네들은 내가 원숭이 흉내만 내도 쉽게 자지러졌고, 한 친구는 심지어 내가 말을 하기도 전에 웃어서 날 아연하게 만들었다. 대체 왜 웃냐고 묻자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웃긴 말 할 것 같아서.”
의사들은 왜 유머 감각이 별로 없을까? 치열한 입시경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건 절반만 맞다. 개그맨 이윤석이나 서경석처럼 서울대를 갔어도 유머감각이 출중한 사람도 없진 않으니까. 환자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 유머를 구사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말을 하는 의사가 있다면 환자한테 멱살을 잡히지 않을까? <메디컬 스캔들>이란 책을 쓴 독일의사 바르텐스는 “선생님, 전 이제 죽게 되나요?”라고 물은 당뇨병 환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바르텐스는 웃겨 보려고 한 말이지만, 이 말을 들은 환자가 얼마나 좌절했을지 짐작이 간다. 죽고 사는 문제에 직면한 환자들에게 필요한 건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의 말이나 따뜻한 위로일 테니까. 의사에 관련된 유머 중엔 정신과가 많은 것도 생명이 좌우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정신병자의 확신
한 정신병자가 자기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는 그를 거울 앞에 세워놓고,
"죽은 사람은 피를 흘리지 않는다." 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리고 나서 환자의 손가락을 핀으로 찔러 피가 약간 나도록 했다.
"이제 알겠죠?" 의사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예, 이제 알겠어요." 환자가 대답했다.
"죽은 사람도 피를 흘린다는 것을."



의사에게 유머가 부족한 또 다른 이유는, 그럴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던 의사들이 뭐 하러 유머까지 갖춰야 한단 말인가? 이렇듯 유머도 없이 돈만 추구한다는 선입견이 만들어낸 유머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의사는 더 이상 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직업은 아니며, 가만있다고 환자들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유머가 있으면 유리한 직업이 한두개가 아니듯, 의사 역시 유머감각을 갖는 게 앞으로는 유리할 전망이다. 유머만 있다면 방송계로 진출해 의학지식도 전달하고 의학계의 목소리도 낼 수 있지 않은가?

2. 유머
1995년 <사랑의 스튜디오>라는 짝짓기 프로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의사들 사이에서 유머로 명성을 쌓다보니 괜한 자신감이 생겨서 나간 거였는데, 거기서 MC가 “마음에 드는 여자분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우글우글합니다.”라고 답을 했다. 내 전공이 기생충학이라는 걸 감안한 순발력 있는 답변이었다는 게 사람들의 평가. 문제는 그게 내가 출연한 방송 중 가장 성공한 프로였다는 것. 그 후 난 여러 번 기회를 얻었지만 별반 웃음을 주지 못한 채 방송계를 떠나고 만다. 의사 동료들을 웃기는 정도로 방송계 진출을 꾀했던 건 역시 무모했다.
그런 면에서 정신과 의사 표진인의 선전은 존경스럽다. 그는 내 초등학교 동창으로, 표진인은 그 시절에도 출중한 유머 내공을 보여줬긴 하지만, TV에서도 이렇게 잘해낼지 몰랐다. 부부 이야기를 다루는 케이블 TV에서 그는 이경실, 김지선, 김현철 등 한다하는 개그맨들 사이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할 말을 한다. 정신과전문의라는 전문성과 더불어 말을 재미있게 하는 능력이 있으니, 방송계에서 찾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던 안철수 선생도 비슷한 경우다. 그가 그 프로의 시청률을 급상승시킨 비결은 물론 “제가 다른 사람에게 반말을 잘 못해요” “남들 앞에서 화내본 적은 없어요”라는 그의 착함과 “(군대 가서) 가만 생각해보니 아내에게 군대 간다는 이야기를 안 하고 나왔더라”고 할 정도로 일밖에 모르는 그의 프로정신이 감동을 준 덕분이지만, 전혀 의외의 상황에서 나오는 그의 유머도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였다.

“(외국계 재벌 회장이 천만 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멈칫하다가. 그게 영어 해석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멈칫한 건데...”
“언론사 기자분들이 오셨는데요. 제가 너무 취재 당하기가 싫었어요. 그 당시에 회사가 중앙에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ㅁ자 형이었어요. 그래서 전 한쪽으로 뺑뺑 돌면서 도망치고, 다른 언론사 기자분들도 뺑뺑 돌면서 저를 쫓아오고 그랬었어요. 한 번도 반대로 오실 생각은 못하시더라구요.”



아주 대단한 유머가 아님에도 사람들이 웃은 이유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일인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 몰랐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게 유머의 첫걸음이라고 할 때, 의사는 오히려 남을 웃기기 쉬운 직업이다. 개그맨들에게는 웃겨 줄 것을 기대하지만, 의사에게 그런 걸 기대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전문지식과 약간의 유머로 무장한 의사, 그런 의사가 있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질 것 같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들에게 어설픈 농담을 하는 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그대로 매장될 위험이 있다. 만우절에 적절한 거짓말을 하는 게 필요하듯, 의사들도 균형 잡힌 농담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그 약간의 유머를 갖는 것도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학생 때부터의 노력이 필요한 건 그런 이유인데, 의대생들을 만나보면 유머에 뜻은 있되 노력은 그다지 안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유행어를 따라 하기만 한다면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학생 때 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웃긴 사람만 안주 먹기”같은 훈련을 했고, 모임이 끝나고 집에 갈 때마다 상황을 복기하면서 “그땐 그런 말을 했어야 하는데”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유머로 크게 성공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주위 사람들을 웃길 정도가 된 것도 다 그런 노력 덕분이다. 아래 예에 나오는 의사들 같은 유머 실력을 갖춘다면 좋지 않을까?



의사 유머의 모든 것

김응수(좋은가정의학과의원 원장)

1)의사와 환자, 수위 조절이 문제
1998년 모 신문에 ‘진료실 엿보기’라는 만화가 연재되었다. 진료실에서 일어나는 의사와 환자의 에피소드를 촌철살인의 한 컷으로 그려냈다. 만화를 그린 내과 의사 박성진 선생님이 고민을 했던 것은 웃기는 수위(?)조절이었다. 환자를 너무 바보스럽게 그리면 비난이 만만찮을 것이고 의사를 너무 웃기게 그리면 의사들의 항의가 밀려올 것이다. 더구나, 인터넷 웹툰이 아니라 일간 신문 헬스 면에 실릴 거라 반응에 따라 당장 연재중단이 될 수 있었다. 매번 고민하며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만화를 구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의사들만 아는 상황이나 표현도 피해야 했다. 일반인이 봐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기존 유머나 만화에서 언급하지 않은 에피소드를 더 많이 넣으려 구상했다. 의사와 환자를 다룬 유머는 많이 있다. 정신과 환자 유머부터 시작해 돌팔이 유머까지 다양했다.

2) 유머에서 의사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1. 의사의 전형적 이미지 때문이다. 의사는 권위적이고, 머리가 좋고 돈 많아 보인다. 이런 의사를 놀라게 하거나 바보로 만드는 유머는 사람들을 재미있게 한다. 권위와 권력을 공격하고 전복시키는 유머 방식에서 편한 소재일 수 있다.
철학자 홉스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나 남의 약점에 대해 갑자기 우월감을 가질 때 생기는 승리의 표현이 웃음이다.’

2. 의사, 환자의 대화로 꾸미기 편하다. 만담 콤비에서 한쪽은 바보, 다른 쪽은 그 걸 나무라는 보통 인간의 구조를 따른다. 개그콘서트에서 박영진에게 멱살 잡히는 박휘순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바보 역할은 환자가 될 수도 있고 의사가 될 수도 있다.

3. 정신과라는 특수 분야가 있다. 이른바 ‘4차원 캐릭터’가 나와도 엉터리 같다는 문제 제기를 받지 받는다. 특히, 아이 같은 천진난만하고 기발한 말을 정신과 환자가 해도 자연스럽다.



차라리 팔을
환자:매일밤 다섯 명의 여자가 갑자기 달려들어 제 옷을 찢어 벗기는 꿈을 꿉니다.
의사;당신은 어떻게 하죠?
환자:그 여자들을 멀리 밀어내 버립니다
의사;제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환자; 제발 제 팔을 부러뜨려 주세요.



4. 진료 과정 자체는 일반인이 보기엔 합리적이고 좋은 결과를 믿고 기대하는 것이므로 마지막에 뒤집어지거나 꼬이면 더 웃기게 된다.

5. 죽음을 다루는 상황이 많다. 죽음은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이며 거기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필사적인 노력이 웃음의 소재가 된다. 채플린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너무 늦었어
환자;좋은 소식부터 알려주시죠
의사;앞으로 24시간 밖에 못사십니다
환자:나쁜 소식은 대체?
의사;이 소식을 어제 전해 드렸어야했는데...

6. 의학 지식은 어렵고 의사의 표현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 의사와 환자의 대화에서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서로의 다른 논리와 정서가 충돌될 수 있다. 그 충돌에서 생기는 차이가 클수록 반전으로 인한 유머 효과가 크다



의사의 질투?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짐승남, 옷을 벗고 잘 발달한 상체를 과시하며
“제게 특별한 건강 문제가 있을까요? 이리도 완벽한 몸인데.”
“당신의 문제는 다리가 무척 짧다는 것이군요. 수술도 어렵겠는데요?”

3) 유머방식엔 어떤 것이 있나?
1. 반전 효과
2. 권위 전복
3. 바보와 일반인 대비
4. 예상 결말 비틀기
5.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의사들이 가장 통쾌하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유머는 아래와 같은 유머가 아닐까?

정비사와 심장의
한 정비사가 리프트에 올려진 자동차에서 엔진밸브를 떼어내는데 유명한 심장외과의사가 정비소장을 만나기 위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비사:어이, 거기 혹시 유명한 심장외과전문의 아니오? 이리 잠깐 와 보시겠소?
다가온 심장외과전문의에게 정비사 왈
“보쇼, 잘난 의사 선생님, 보시다시피 내가 하는 일도 밸브를 떼어내어 그것을 갈아내고 새 부품을 껴 넣는 겁니다. 작업이 끝나면 요 귀여운 엔진은 조그만 고양이처럼 아르릉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당신이나 나나 하는 일은 대동소이한데 어째서 당신만 돈을 억수로 법니까?”
잠시 당황하던 심장외과전문의가 웃음을 짓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럼 말이죠, 엔진을 켜 놓은 채로 지금 하는 작업을 한 번 해 보시죠?”

그림 그려 주신분 : 김승범ㆍ정혜진(제너럴 닥터)ㆍ정민석(아주의대 해부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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