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으로 알린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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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04. 19. 의협신문
vkh  2009-12-24 15:35:33, 조회 : 4,204, 추천 : 732

의협신문 (2006년 4월 19일)

해부학 교수가 만화판으로 간 까닭은? 정민석 아주 의대 교수

"에게게."
대강 연필로 끄적여 놓은 듯한 그림과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해부학이라는 소재에 제대로 만화를 보기도 전에 실망한 사람이 있을 법하다.한 마디만 하자.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후 지난 6년 동안 한 순간도 아이디어에 목말랐던 적이 없었다는 정민석 교수의 내공은 분명 만만찮다. 게다가 그는 삐죽삐죽 나온 머리카락 네 올이 인상적인 만화 속 해랑 선생을 그대로 쏙 빼닮아 만화 못지않게 재밌는 인생을 살고 있다. 해랑 선생이 정 교수로 변한 것인지, 정 교수가 해랑 선생으로 변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말이다.

  
▶ 해랑 선생 = 해부학을 사랑하는 선생
"제가 해랑 선생 맞습니다. '해'부학을 사'랑'하는 '선생'이란 뜻이죠.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해부학을 설명하기위해 신체를 단순하게 표현하다보니 만화를 그리게 됐어요. 그러다가 칠판에 그린 만화를 모아 책을 만들었고요. 어릴 적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것이죠."
어린 시절엔 누구나 그렇듯 만화를 좋아했고, 틈만 나면 스케치북이며 공책에 만화를 그리면서 만화가가 되는 꿈을 꿨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깊게 읽었던 만화가 길창덕 씨의 <꺼벙이>였다고.
"꺼벙이 만화의 영향을 받긴 했죠.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고 단순화한 점에서요. 어찌보면 어설퍼 보이는데 반면에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거든요. 솔직히 그림을 못그려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요. 하하. 그래도 뒷그림을 전문가한테 맡긴 초기 학습만화 보다는 제가 직접그린 그림 그대로인 명랑만화가 더 마음에 들어요."
19개 단원에 900칸으로 이뤄진 해부학 학습만화는 반응이 좋았다. 그동안 비슷한 시도가 없었거니와, 무엇보다 딱딱한 교과서보다는 만화가 읽기 쉽기 때문이다. 요즘도 보건대학원 등지에서 참고서로 쓸 수 없겠냐고 문의가 들어온다고. 하지만 그는 학습만화에 만족할 수 없었다.
"제가 그리긴 했지만, 학습 만화는 재미가 없어요. 만화란 게 일단 재밌어야 하는 거지 그림 예쁘고 유익하다고 좋은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명랑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게 또 만만치가 않아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한 만화를 그리려고 했는데, 건전한 만화를 그리려니 소재 선택에 한계가 많았어요. 아예 성인용 명랑만화로 돌아섰는데, 훨씬 수월하지만 적절히 선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요."
해부학 강의 시간에 있었던 일화나 의사들 사이에서 주고받던 농담들을 담고 있는 명랑만화 <해랑 선생의 일기>는 벌써 180여편이나 된다. 해부학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해부학 의사는 물론 의대생과 선후배, 심지어 일반인까지도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만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주대학교병원 홈페이지와 자신의 홈페이지(anatomy.co.kr)에 실렸는데 얼마 전부터는 <헬스조선> 사이트에도 연재되기 시작해 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중이다.
▶ "돈 쓰고 몸 버려도 '재미'가 좋다"
그가 연세의대에 다니던 시절,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유인 즉은 유급을 했을 정도로 놀기 좋아하고 농담 잘하는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축제 때 무대에 올라 개그맨 흉내를 하도 잘 내는 통에 '의사 개그맨' 되라는 권유도 여러 차례 받았다는데, 그때마다 "개그맨될 정도의 재주는 없으니 '의사 개그 작가'는 어떠냐"며 되받아치는 유머감각까지 겸비했다.
"재밌게 사는 게 최고"라고 믿는 정 교수. 인생 그 자체가 재미와 농담의 연속이다 보니, 네 컷짜리 만화이긴 하지만 한 번도 아이디어가 없어서 고생한 적이 없단다. 시간이 없어서 못 그리지, 그릴 게 없어서 못 그리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수실 문에 붙어 있는 그의 아이디어 노트는 앞으로도 족히 몇 년은 더 그릴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들을 만나요. 동료 해부학 교수도 만나고 다른 친구들도 만나고요. 왜 술이 한 잔씩 들어가면 재밌는 이야기가 술술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자리에서 수첩을 꺼내놓고 받아 적기 시작해요. 친구들한테 술값 낼테니 재밌는 얘기 좀 해달라고 조른 게 모두다 만화의 밑거름이 됐죠."
올 가을이면 그의 이름이 내걸린 책이 나온다. 그동안 그려왔던 만화들을 한 데 묶어 단행본을 펴내는 것이다. 새로운 책에 들어갈 내용이라며 머릿글을 보여주는데, 그마저도 만화다. 사실 인터뷰도 절반은 만화로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여기 만화에 있어요. 그러니까 그건 말이죠……." 이런 식이다.
만화를 본업으로 삼는 사람조차 이렇게 진지하고 열심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만화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런 그가 또다시 새로운 만화를 구상하고 있다. 심장병•당뇨 등 질환별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그린 임상의학 만화라는데, 아무래도 자신은 해부학이 전공인 "돌팔이 의사"인 탓에 임상의사 친구들을 자주 만나고 청강이라도 할 작정이란다. 사람들이 완성된 임상의학만화을 봤을 때 '어지간히 술값이 깨졌겠군'하는 생각을 한다면 그 만화도 틀림없이 성공하리란 생각을 해본다.

김은아기자 eak@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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